[삐딱한 리뷰] '애 키우기 좋은 도시' 홍보하랬더니 진짜 '애들 놀이터'를 만들어버린 건에 대하여...국제농업박람회에 등장한 광양시 미니정원, 이거 힙한 거냐 짠한 거냐? 실무자들 영혼까지 갈아 넣은 포토존의 속사정.
‘농업이 세상을 바꾼다’, ‘AI와 함께하는 농업혁신’. 이야, 2025 국제농업박람회 주제 한번 거창하다. 온 세상이 AI, AI 노래를 부르는데, 여기서 광양시가 뭘 들고 나왔는지 앎?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테마로 한 미니정원. 그렇다. 정원이다. 남들 코딩하고 드론 띄울 때, 우리 광양은 지금 매화나무에 물 주고 앉았다는 소리다.
이거 완전 ‘탑골공원 Vibe’ 아니냐고? 잠시만. 디테일을 봐야지. 이 미니정원의 알파이자 오메가는 광양 대표 농산물인 ‘매실’이다. 매화나무 심고, ‘매돌이’라는 캐릭터 화분 놓고, 토끼랑 당근 모양 의자까지. 딱 봐도 “제발 여기서 사진 한 장만 찍고 가세요” 하는 처절한 외침이 들리지 않나? 요즘 애들, 아니 애들 부모님들 저격용 ‘인스타그래머블’한 공간을 기어코 만들어 낸 거다.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이 정원 하나 본다고 갑자기 “오! 광양 가서 애 낳고 매실 농사 지으며 살아야겠다!” 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킹리적 갓심으로 제로에 수렴한다. 트위터만 봐도 벌써 여론이 반으로 갈릴 게 뻔하다. “와~ 광양 정원 귀여움ㅋㅋ 매돌이 뭐냐고” 하는 반응과 “또 우리 세금 살살 녹는다... 저 토끼 의자 얼마짜리일까?” 하는 냉소적인 반응. 양쪽 다 이해가 가서 더 웃김.
근데 진짜 재밌는 건 따로 있다. 이런 행사 뒤에는 늘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실무자들의 피, 땀, 눈물이 있다는 사실. 시장님은 개막식에서 멋지게 테이프나 끊겠지만, 그 뒤에서 “토끼 의자는 이쪽 각도가 사진이 잘 나와요!”, “매돌이 화분 간격 좀 더 벌려!” 하면서 동분서주하는 건 기술보급과 같은 부서의 공무원들이다.
그분들 입장에선 이게 그냥 정원이 아니다. 한 해 농사고, 도시의 자존심이며, 무엇보다 까라면 까야 하는 ‘일’이다. 아마 박람회 며칠 전부터 “AI 농업혁신? 일단 우리 정원부터 혁신적으로 예뻐야 할 텐데…” 하면서 밤새 조명 각도까지 맞췄을 거다. 이 미니정원은 광양 농업의 미래라기보단, K-직장인의 현재를 보여주는 웃픈 상징물 아닐까.
결국 이 정원은 성공할까? 뭐, 성공의 기준이 뭔데. 관람객들이 잠시 쉬어가며 토끼 의자에 앉아보고, ‘광양 농부’ 브랜드 제품 하나 사 가면 그걸로 된 거 아닐까. AI가 세상을 바꾸든 말든, 일단 내 새끼 사진 예쁘게 나오고, 공무원들 월급날 두 발 뻗고 자면 성공적인 박람회인 거지.
그래서 님들 생각은 어떰? 이런 아날로그 감성의 홍보, 먹힌다고 봄, 안 먹힌다고 봄? 댓글로 싸우든 칭찬하든 맘대로 하시고… 이 글이 유익했다면 광양 매실 한 알 사 주시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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