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용 변호사의 여순사건 진단,'소멸시효'가 발목..."정권의 '행정 지연'엔 '상임위원제'로 맞서야"

이동구 선임기자 | 기사입력 2025/10/26 [10:09]

서동용 변호사의 여순사건 진단,'소멸시효'가 발목..."정권의 '행정 지연'엔 '상임위원제'로 맞서야"

이동구 선임기자 | 입력 : 2025/10/26 [10:09]

 [국민톡톡TV=이동구 선임기자] 여순사건 77년 만에 국가 배상 책임을 인정한 첫 사법부 판결이 나왔다. 

 

유족 측 소송을 이끈 서동용 변호사는 "국가의 불법적 학살 책임을 인정한 당연한 결과"라면서도, "일부 유족이 '소멸시효'라는 법리적 덫에 걸려 기각된 것은 부당하다"며 항소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완전한 구제를 위해선 법적 장애물 제거와 함께, 정권에 흔들리지 않는 '상임위원 제도' 도입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항소 포기 이끌어낸" 첫 승소… 법적 책임의 서막

이번 승소는 서동용 변호사가 구례 지역 유족 142명을 대리해 얻어낸 첫 번째 집단 소송 성과이다. 서 변호사는 "당시 국가는 재판도, 소명 기회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민간인을 학살했다"며, 이번 판결은 그 불법성을 사법부가 인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판결 직후 법무부의 항소 포기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했다. 서 변호사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장문의 문자를 보내고 지역 의원들과 협력해 당위성을 설득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법무부는 "국가의 불법행위에 국가가 소멸시효를 주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이례적으로 항소를 포기했다.

                                                    ©mbc 캡쳐

 

서동용 변호사의 핵심 비판, '소멸시효'라는 법리적 덫

그러나 서 변호사는 이번 판결이 '반쪽짜리 승리'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일부 유족들이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청구가 기각됐기 때문이다.

 

그가 문제 삼는 것은 2010년경 1기 진실화해위원회(진화위)의 '진상규명 결정 통지'이다. 법원은 이 통지 시점을 기준으로 3년의 시효가 지났다고 판단했다. 서 변호사는 이에 대해 "당시 유족들은 국가가 통지했으니 알아서 조치해 줄 것이라 믿었을 뿐, 그것이 소송을 시작해야 하는 '시효의 시작점'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며, 이는 유족들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부당한 법리 해석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항소심에서 적극 다툴 것임을 분명히 했다.

 

행정 지연의 근본 원인, "정권 교체 후 예산·인력 삭감"

유족들을 가로막는 것은 법원뿐만이 아니다. 중앙위원회의 더딘 행정 처리에 대해, 서동용 변호사는 현 정부의 책임을 직접적으로 지적했다.

 

이길용 단장이 "신고된 1만 8백여 건 중 중앙위 최종 결정은 34.7%에 불과하다"고 현실을 지적하자, 서 변호사는 그 원인을 "정권 교체"로 돌렸다. 

 

그는 "2022년 1월 특별법이 시행됐으나,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예산과 인력이 대폭 삭감되며 진상 규명 속도가 멈춰 섰다"고 진단했다. 고령의 유족들을 위한 '신속한 구제'라는 법의 취지가 행정부의 의지 부족으로 훼손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역사 왜곡에 대한 통렬한 반박, "명령 거부는 군인의 자세"

최근 나경원 의원 등이 여순사건을 '반란'으로 규정하려는 시도에 대해, 서동용 변호사는 가장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그는 "당시 군인들은 제주 4.3 민간인 학살이라는 '부당하고 불법적인 출동 명령'을 거부한 것"이라고 사건의 본질을 규정했다. 나아가 "최근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당시, 군인들이 국민을 지키기 위해 '부당한 명령'에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이 칭송받는 것과 본질적으로 같다"는 시의적절한 비유를 들며, 역사 왜곡 시도를 "77년간 고통받은 유족들의 가슴에 두 번 못을 박는 행위"라고 일축했다.

 

서동용 변호사의 근본 해법, "정권에 흔들리지 않는 '상임위원 제도"

완전한 진상 규명과 배보상을 위한 근본적인 해법으로, 서동용 변호사는 '상임위원 제도' 도입을 가장 시급한 입법 과제로 꼽았다.

 

그는 "현재 위원회는 비상임 구조라 정권이 바뀌면 위원이 교체되어 전문성과 지속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며, "정권과 무관하게 안정적으로 진상 규명을 이끌 상임위원 제도가 반드시 도입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유족들이 소송 없이 구제받을 '배보상 규정' 신설도 함께 촉구했다.

 

서 변호사는 1기 진상조사 기획단이 뉴라이트 성향 인사들로 채워졌던 문제를 거론하며, "2기 기획단은 전문성을 갖고 충분한 토론을 거쳐 제대로 된 보고서를 만들어야 하며, 그 보고서가 나와야 대통령의 공식 사과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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