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고발] "5분만 만나주세요" 시민 내쫓는 시장, 이게 감동행정입니까?반면, 군수와 '직통 전화'하는 고흥·보성 군민들... "헛구호 말고 진짜 소통을 원한다""단 5분만 시간을 내주십시오." 절박한 시민의 호소를 '정식 면담 신청'이라는 말로 차갑게 돌려보낸 어느 시장의 이야기다.
'감동 행정'이라는 헛구호가 난무하는 가운데, 주민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불통 행정의 민낯이다. 반면, 군수 직통 핫라인으로 24시간 민원을 챙기는 고흥·보성군의 사례는 '진짜 소통'이 무엇인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자치단체장치고 '지역 발전'과 '시민을 섬기는 행정'을 외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선거 포스터부터 취임사까지, 이보다 더 듣기 좋고 거룩한 명분은 없다. 하지만 그 명분이 '민선'이라는 시스템을 통과하는 순간, 종종 엉뚱한 방향으로 변질된다.
민선 선거는 분명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이지만, 동시에 리더를 '행정가'가 아닌 '선거 운동원'으로 만드는 양날의 검이다. 4년마다 돌아오는 심판이 두려운 나머지, 10년, 20년을 내다보는 묵직한 행정보다 당장 눈에 보이는 단기 실적에 목을 맨다. 주민의 표를 의식한 관리는 행정의 원칙을 무너뜨리고, 심지어 편 가르기를 통해 여론을 갈라치기하는 폐단으로까지 이어진다.
'감동 행정'이라는 모토는 그래서 더 공허하게 들린다. 어느 시장의 일화는 이 '공허함'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한 시민이 절박한 문제로 "단 5분만 시간을 내달라"고 사정했지만, 돌아온 답은 "정식으로 민원실에 면담 신청하고 오시라"는 차가운 답변이었다. 시민을 면전에서 박대한 것이다. 절차상 하자는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절박한 5분을 외면하는 행정에서 '감동'을 받을 시민이 과연 있을까? 그저 '권위'와 '벽'을 실감할 뿐이다.
반면, 이 '감동'이라는 단어를 행동으로 증명하는 곳도 있다. 고흥군과 보성군의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이들 군수는 군민이 언제든 군수에게 직접 민원을 제기할 수 있는 '핫라인'을 설치했다. 쇼가 아니다. 군수가 직접 민원을 챙기고 해결 과정을 감독한다.
이것이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주민 입장에서는 하늘과 땅 차이다. 답답한 중간 보고 라인을 거치지 않고, 나의 목소리가 수장에게 '직접' 닿는다는 것. 그리고 그 수장이 '직접' 응답한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민선 시대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선진적인 행정 서비스이자, 말 그대로의 '감동 행정'이다. 행정의 문턱을 스스로 낮추는 리더의 의지다.
리더의 차이는 여기서 극명하게 갈린다. 어떤 부류는 행정 처리는 뒤로 미루고, 온갖 행사장만 쫓아다니며 악수하고 눈 맞추는 것을 '정치'이자 '선거 운동'이라 착각한다. 하지만 주민들은 그 악수가 '표'를 위한 것인지, '일'을 위한 것인지 이미 다 안다.
진짜 정치는 헛구호가 아니라 시스템으로 말한다. 고흥과 보성의 군수들처럼, 4년 내내 주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해결해주는 과정 자체가 가장 강력한 선거 운동이다. 주민의 삶을 바꾸는 '실적'이 차곡차곡 쌓이는데, 따로 무슨 선거 운동이 더 필요하겠는가. 그 '감동'의 경험 자체가 다음 선거의 유일한 '명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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