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주철현 ‘동부 소외론’이 100% 선동일까?…신정훈의 ‘반박’과 동부권의 ‘박탈감’ 사이주철현의 ‘갈라치기’는 위험하지만, ‘서부 독식’ 체감하는 동부권 민심도 직시해야정치에서 ‘연기’가 피어오를 땐 두 가지 경우다. 누군가 일부러 불을 질렀거나, 아니면 진짜 속이 타들어가고 있거나. 내년 전남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주철현 의원이 꺼내 든 ‘동부권 소외론’에 대해 신정훈 행안위원장이 “저급한 갈라치기”라며 조기 진화에 나섰다.
신정훈 위원장은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주철현 의원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주 의원이 “전남 경제 기반은 동부권(여수·순천·광양)에 있다”고 하면서 동시에 “동부권이 소외됐다”고 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이분법적 흑백논리’라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경제의 심장이 동부권인데 소외라니, 논리적으로는 모순처럼 들린다.
하지만 ‘논리’와 ‘정서’는 다르다. 그리고 그 정서는 ‘현실’에서 기인한다. 신 위원장의 호통에도 불구하고, 동부권 지역민들이 체감하는 박탈감은 꽤나 구체적이고 뿌리가 깊다.
전남 도청이 무안(서부)으로 이전한 뒤, 굵직한 행정·공공기관과 대형 국책 사업들이 알게 모르게 서부권 위주로 배치됐다는 의구심은 동부권에서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돈은 동부에서 벌어다 주는데, 폼은 서부가 잡는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경제력은 동부권이 쥐고 있을지 몰라도, 도정의 관심과 ‘정책적 수혜’는 서부권이 독식해왔다는 여론, 이것이 바로 주철현 의원이 파고든 틈새다. 신 위원장이 이를 단순히 ‘근거 없는 소외론’으로 일축해버린다면, 그 또한 동부권의 누적된 불만을 너무 가볍게 보는 것일 수 있다.
물론, 주철현 의원의 방식도 개운치는 않다. 도지사가 되겠다는 인물이 전남 전체의 청사진을 보여주기보다, 지역감정의 뇌관을 건드려 표를 모으려는 행태는 전형적인 ‘뺄셈 정치’다. 5개월 전의 의전 실수를 지금 끄집어내어 “전남의 3분의 2가 배제됐다”고 과장하는 건, 상처를 치료하려는 의사보다는 상처를 벌려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싸움꾼에 가깝다.
결국 양쪽 다 뼈아픈 지점이 있다. 주철현 의원은 지역의 아픈 손가락을 정치적 ‘불쏘시개’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반면, 신정훈 위원장과 현 도정(道政) 역시 ‘통합’을 외치기 전에 왜 동부권에서 이런 ‘소외론’이 먹혀드는지 그 배경을 직시해야 한다.
균형 발전은 기계적인 예산 배분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동부권이 느끼는 ‘정서적 소외감’과 ‘정책적 불균형’을 해소하지 않은 채 윽박지르기만 한다면, ‘동부권 소외론’은 언제든 다시 타오를 수 있는 휴화산이다. 주 의원의 ‘선동’도 문제지만, 선동이 먹힐 수밖에 없는 ‘토양’을 방치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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