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아이 하나에 고흥군 전체가 움직였다…공영민의 '진심 행정'46개 맞춤형 프로그램에 장관상까지…보여주기 아닌 스며들기, 2026년이 더 기대되는 이유
년말이 다가오면서 많은 지자체가 복지정책의 성적표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사실 태반이 화려한 미사여구와 숫자놀음으로 채워져 실상은 늘 빈구석이 많은 실정이다.
그런데 이번 고흥군의 지난 1년 성적표는 좀 묵직하게 다가온다. 공영민 군수가 취임 내내 강조해 온 '촘촘한 돌봄'과 '공평한 출발 기회'가 단순히 구호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꽤나 밀도 있게 작동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내용을 뜯어보면 '디테일'이 살아있다. 지난 1년간 158가구, 242명의 아이들을 위해 신체, 정서, 학습 등 3개 분야에서 무려 46개의 프로그램을 돌렸다. 단순히 밥 굶지 않게 쌀 포대나 던져주는 1차원적인 복지가 아니다. 아이들 몸 튼튼하라고 '웰빙 간식'과 '건강 클리닉'을 챙기는 건 기본이고, 마음 다친 아이들에겐 '심리치료'를, 공부가 필요한 녀석들에겐 '방과 후 공부방'을 내줬다. 아이 하나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더니, 고흥군 전체가 그 마을 노릇을 톡톡히 한 셈이다.
더 눈여겨볼 대목은 '곳간 운영의 묘(妙)'다. 군 예산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었을 텐데, 공 군수는 이걸 민간 자원 연계로 영리하게 풀어냈다. 희망브리지나 그루터기재단을 끌어들여 낡은 집을 고쳐주고, 솔라 유한회사나 롯데리아 같은 기업 후원을 유치해 아이들 손에 외식 상품권이며 생필품을 쥐여줬다. 관(官)이 멍석을 깔고 민(民)이 함께 춤추는, 꽤 이상적인 복지 거버넌스의 전형을 보여준 것이다.
아이만 붙들고 씨름한 게 아니라, 가족 관계 자체를 회복시키려 애쓴 점도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가족 힐링캠프나 역사 체험 프로그램은 팍팍한 삶에 지친 부모와 아이 사이의 끊어진 다리를 다시 잇는 작업이었다. 이런 진심이 통했는지, 실무자가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았다는 소식도 들린다. 현장에서 발로 뛴 공무원의 땀방울이 중앙 무대에서도 '우수 사례'로 인정받았다는 뜻이니, 꽤나 자랑스러울 만한 일이다.
공영민 군수는 "아이 한 명 한 명의 가능성을 지켜내는 게 가장 중요한 책무"라고 했다. 2026년에도 이 약속이 유효할지, 아이들의 삶이 진짜로 변화할지, 나 같은 '꼰대' 기자들이 계속 눈 부릅뜨고 지켜볼 생각이다. 하지만 적어도 지난 1년, 고흥의 아이들이 예전보다 조금은 더 따뜻하고 덜 외로웠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게 바로 행정이 존재하는 이유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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