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박성현,광양에서 태어나 세계를 보고, 다시 광양을 말한다눈물의 성장사에서 구조적 경제 진단까지…박성현 전 YGPA 사장이 던진 질문
민주당 광양 구례 곡성 순천(을) 국회의원 권향엽 의원이 페북에 올린 ‘우리지역 일꾼들을 소개합니다’라는 영상에서 박성현 전 여수광양항만공사 사장이 들려준 유년의 기억은 개인적 비극을 넘어, 공동체가 한 생명을 어떻게 지탱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옆집 어머니의 품에서 이어진 생명, 그 경험은 그의 삶 곳곳에 ‘공공’이라는 단어를 남겼다고 그는 말했다.
광양 진월면의 소작농 가정에서 성장한 그는 가난 속에서도 학업을 이어갔다. 한국해양대학교를 졸업한 뒤 해외 유학과 학계, 공공기관을 두루 거치며 해양·항만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광양 출신 최초로 여수광양항만공사 사장을 지낸 이력은 분명 상징적이다. 그러나 그의 시선은 과거의 직함이나 개인적 성취에 머물지 않았다. 화두는 일관되게 ‘광양이라는 도시의 구조’였다.
그는 광양을 두고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항만과 세계적 제철소를 보유한 도시”라고 전제하면서도, 산업 위상에 비해 인구와 소비, 문화의 밀도가 높지 않다는 점을 언급했다. 생산은 이뤄지지만 생활은 외부로 이동하는 구조, 이른바 ‘빨대 효과’가 고착화돼 있다는 진단이다.
의료·교육·문화·쇼핑을 위해 인근 도시로 이동하는 일상이 반복되면서, 지역 내부의 경제 순환이 약화됐다는 설명이다.그의 발언은 감정보다 수치와 구조 분석에 가까웠다. 과거와 달라진 지방세 수입 구조, 변화한 재정 여건, 항만과 산업단지가 도시 일상과 충분히 연결되지 못한 현실 등을 차분히 짚었다.
이를 두고 그는 광양을 ‘튼튼한 뼈대를 가졌지만 살이 충분히 붙지 않은 도시’에 비유했다. 기자의 귀에 남은 것은 해법보다 질문이었다. 왜 광양은 강한 산업을 갖고도 삶의 밀도를 높이지 못했는가.
이번 이야기에서 박 전 사장이 반복해 강조한 것은 특정 방향이나 계획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이제는 구조를 다시 들여다볼 시점”이라는 표현을 여러 차례 사용했다. 항만과 제철이라는 산업 자산이 도시의 교육, 문화, 정주 여건과 어떻게 맞물려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이 영상을 시청하고나서 그의 개인사는 하나의 서사로 남았고, 그의 진단은 하나의 과제로 남았다. 광양은 이미 충분한 자산을 가진 도시다.
그러나 그 자산이 시민의 일상과 얼마나 깊게 연결돼 있는지는 여전히 질문으로 남아 있다. 박성현 전 사장의 이야기는 답을 제시하기보다, 광양이라는 도시가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의 출발점에 가까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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