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비평] 구봉산에 깃발 꽂은 정인화 시장, 새해 인사인가 ‘사업 설명회’인가?

시민의 감탄을 빌려 쓴 자화자찬, 시정 보고와 사전선거운동 사이의 위험한 줄타기.
명절 인사 글에 덕지덕지 붙은 개발 리스트, 시장님에겐 시민보다 ‘실적’이 먼저인가?

이동구 선임기자 | 기사입력 2026/02/22 [06:41]

[시사비평] 구봉산에 깃발 꽂은 정인화 시장, 새해 인사인가 ‘사업 설명회’인가?

시민의 감탄을 빌려 쓴 자화자찬, 시정 보고와 사전선거운동 사이의 위험한 줄타기.
명절 인사 글에 덕지덕지 붙은 개발 리스트, 시장님에겐 시민보다 ‘실적’이 먼저인가?

이동구 선임기자 | 입력 : 2026/02/22 [06:41]

 

 풍경은 거들 뿐, 본체는 ‘나의 업적’

정인화 시장의 설날 구봉산에 올라 전한 메시지는 전형적인 '기승전-치적'의 구조라는 지적입니다.

 

정시장은 "갑자기 한가해진 느낌"이라며 감성적으로 운을 뗐지만, 구봉산 정상에서 시장의 눈에 들어온 것은 광양의 아름다운 능선이 아니라 자신이 제안한 ‘율촌 2산단과 3단지 예정지’였습니다.

 

매립 상태와 토지 매입의 용이성까지 조목조목 짚어내는 대목은 압권입니다. 시민들이 명절 아침에 기대하는 것이 시장의 '부동산 컨설팅'이나 '산업단지 브리핑'이었을까요? 

 

풍경을 빌미 삼아 본인의 기획력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너무나 노골적입니다. 이는 시민의 안녕을 비는 '기도'라기보다, 자신의 유능함을 홍보하는 '업무 보고서'에 가깝습니다.

 

▲ 정인화 시장의 설날 구봉산에 올라 전한 메시지는 전형적인 '기승전-치적'의 구조라는 지적입니다.  © 이동구 선임기자


시민은 '병풍'인가, '박수 부대'인가?

글에서 가장 작위적인 부분은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의 반응을 묘사한 대목입니다. "삼삼오오 올라오신 분들이 감탄한다", "대박 예감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는 서술은 전형적인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영웅 서사입니다.

 

시장이 나열한 27홀 골프장은 진입도로를 관광도로로 지정하면서 140억 원이 넘는 시민의 혈세로 시가 도로개설비를 책정했지만 당초 계획했던 도로계획이 골프장확장에 문제가 된다며 인근 마을앞으로 도로계획을 변경하면서 주민의 반대에 부딛쳐 아직 시작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한 세계 최장 출렁다리, 케이블카 같은 거대 프로젝트들은 환경 파괴나 예산 낭비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는 사업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찬성하고 감탄한다"는 식의 서술은 반대 여론을 지우고, 시민을 시장의 치적에 박수나 치는 '엑스트라'로 전락시키는 오만한 태도입니다. 진정한 소통은 산 위에서의 자화찬이 아니라, 비판적인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낮은 자세에서 나옵니다.

 

 '선거법'의 아슬아슬한 경계선 타기

현직 지자체장이 명절 인사를 빙자해 자신의 구체적인 사업 성과와 미래 비전을 SNS에 반복적으로 게시하는 행위는 공직선거법상 '사전선거운동'의 위험 수위를 넘나듭니다.

 

시장이 "내가 제의했다"는 표현을 강조하며 특정 사업들을 본인의 전유물로 각인시키는 행위는, 차기 선거를 앞두고 공정한 경쟁의 장을 훼손할 소지가 다분합니다. 시장 측은 "시정 홍보의 일환"이라고 항변하겠지만, '설날'이라는 시점과 '개인 SNS'라는 매체의 특성상 이는 명백히 개인의 정치적 자산 쌓기입니다. 

 

법망은 피할 수 있을지 몰라도, 정치적 도의와 시민의 눈높이까지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정인화 시장님, 구봉산은 조상님께 복 비는 곳이지 시장님 '포트폴리오' 검사받는 곳이 아닙니다. 치적 자랑은 선거 홍보물에나 넣으시고, 명절엔 제발 시민들 좀 편하게 쉬게 둡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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