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광양 농업, 아직도 ‘도와줘요’인가…이제는 돈 버는 산업으로 가야 한다억대 농가 2% 현실…“농민이 CEO까지 하라는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
현재 광양 농업의 현실은 냉정하다. 전체 6,800여 농가 가운데 연 소득 1억 원 이상 농가는 130여 농가로 2%에도 미치지 못한다. 나머지 대부분 농가는 생계를 유지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구조다. 이는 단순한 소득 문제를 넘어 농업 자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한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의 핵심 원인은 농민에게 과도한 역할이 부여된 데 있다. 농업은 생산에 집중해야 할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가공과 유통, 마케팅까지 모두 농가가 책임지는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 농민이 생산자이자 경영자, 영업자 역할까지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그 대안으로 제시됐던 6차산업화 정책 역시 일정 부분 성과를 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했다. 농가 단위 중심의 구조는 규모의 경제를 만들기 어려웠고, 일부 성공 사례를 제외하면 대부분 지속적인 수익 창출 구조를 구축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광양 매실 산업 사례 역시 브랜드 형성과 행정 지원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산업 구조로 자리 잡지 못한 점에서 같은 맥락을 보여준다.
결국 문제는 개별 농가의 역량이 아니라 산업 구조 설계에 있다. 농민이 모든 과정을 떠안는 방식이 아니라 생산과 산업 기능을 분리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농가는 생산에 집중하고, 가공·유통·브랜딩·연구개발은 전문 조직이나 통합 플랫폼이 담당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이는 농업을 산업으로 재편하는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이다.
또한 정책 방향 역시 보조금 중심에서 수익 창출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지원은 단기적인 완충 역할에 그칠 뿐, 지속 가능한 소득을 보장하지 못한다. 농업이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 더해 농업용수 문제와 같은 기반 인프라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안정적인 생산 기반 없이 산업화를 논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단기적인 대책과 함께 중장기적인 수자원 확보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
결국 광양 농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명확하다. 보호 중심 농정에서 벗어나 산업 중심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다. 농업이 돈이 되는 산업으로 자리 잡을 때 비로소 농촌은 지속 가능해지고, 지역 경제의 한 축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제는 ‘지켜주는 농업’이 아니라 ‘성장하는 농업’으로의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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