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칼럼]광양읍 '우산리는 장기판의 졸인가?,광양 선거구 논란의 불편한 진실

우산리 나선거구 편입 논란에도 과정 설명은 부족…주민은 묻고 정치권은 침묵하는 광양 정치의 민낯

이동구 선임기자 | 기사입력 2026/04/19 [07:30]

[정치칼럼]광양읍 '우산리는 장기판의 졸인가?,광양 선거구 논란의 불편한 진실

우산리 나선거구 편입 논란에도 과정 설명은 부족…주민은 묻고 정치권은 침묵하는 광양 정치의 민낯

이동구 선임기자 | 입력 : 2026/04/19 [07:30]

  [국민톡톡TV=이동구 기자] 광양시 선거구 획정 논란은 단순한 구역 조정 문제가 아니다. 광양읍 우산리를 외곽 면 지역과 함께 묶은 선거구 조정은 생활권과 지역대표성 문제를 낳았고, 더 큰 문제는 이 과정에서 지역 국회의원과 지역 정치권이 시민 앞에 충분한 설명도, 분명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선거구는 선 하나 긋는 일이 아니다. 선거구는 주민의 삶을 어떻게 대변할 것인지, 지역의 목소리를 어디까지 담아낼 것인지 정하는 민주주의의 뼈대다. 그런데 이번 광양시 선거구 획정 논란을 보면, 그 뼈대가 주민의 삶이 아니라 숫자와 정치의 편의에 따라 흔들린 것 아니냐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광양시는 1읍 6면 5동으로 구성된 도시이고, 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자료상 2025년 말 기준 인구는 15만5420명, 선거인수는 13만1794명이다. 행정구역 구조도 단순하지 않고, 생활권도 결코 하나가 아니다. 이런 도시일수록 선거구를 짤 때는 인구수 못지않게 생활권, 교통 접근성, 주민 정체성을 함께 살펴야 한다. 

 

▲ '우산리는 장기판의 졸인가?광양 선거구 논란 앞에 말 아끼는 정치권  ©

 

그런데 지금 지역사회가 문제 삼는 지점은 분명하다. 광양읍 우산리가 봉강·옥룡·옥곡·진상·진월·다압·광영 등과 함께 묶이는 선거구 조정이 과연 주민 생활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냐는 것이다. 지역 보도에서도 이번 선거구 개편의 핵심 쟁점으로 우산리의 나선거구 편입이 지목됐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더 답답한 것은 지역 국회의원의 태도다. 선거구를 원상 회복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는 취지의 말만 돌고, 정작 시민이 알고 싶어 하는 핵심은 비어 있다. 어디서 막혔는지, 누구와 어떤 협의를 했는지, 어떤 대안을 냈는지, 왜 결국 안 됐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정치의 결과가 아니라 정치의 과정을 설명하는 것이 대표의 최소한의 책임인데, 지금 광양 시민이 받아든 것은 납득이 아니라 통보다.

 

정치인은 결과가 뜻대로 나오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설명조차 하지 않는 순간, 실패는 정치적 한계가 아니라 정치적 무책임이 된다. 시민은 전지전능한 해결사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자신들의 대표가 자기 지역 문제를 놓고 어디까지 싸웠고, 왜 막혔는지, 무엇을 더 하겠다는 것인지는 듣고 싶어 한다. 그조차 없으면 주민은 국회의원이 있었는지조차 묻게 된다.

 

지역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더 큰 문제는 입 다문 사람들의 숫자가 너무 많다는 데 있다. 시의원 예비후보, 도의원 예비후보, 당협 관계자, 지역 정치인들 상당수가 이번 선거구 문제를 두고 분명한 찬반을 말하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생활권이 갈라지고 대표성이 흔들린다고 말하는데, 정치권은 유불리 계산부터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자초하고 있다.

 

왜 말하지 못하나. 주민 편에 서면 누군가의 눈 밖에 날까 두렵고, 당의 결정에 반기를 들었다는 낙인이 찍힐까 걱정되고, 경선과 공천에 불리할까 계산하는 것이라면, 그것이야말로 광양 정치의 가장 부끄러운 민낯이다. 주민을 대변하라고 뽑아 놓은 정치가 정작 주민 앞에서는 침묵하고, 권력 앞에서는 눈치를 본다면 그 자리에 왜 앉아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 논란은 선거구 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광양 정치가 시민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보여주는 사건이다. 주민은 설득의 대상이 아니라 통보의 대상이었고, 민심은 존중의 대상이 아니라 관리의 대상처럼 취급된 것 아니냐는 불신이 커지고 있다. 선거철만 되면 “시민이 주인”이라고 외치지만, 정작 시민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대표성 문제 앞에서는 아무도 선뜻 책임지는 말을 하지 않는다. 말로는 민심을 앞세우고 행동으로는 당심과 권력의 눈치를 보는 정치, 시민들이 지켜보는 것은 숨겨져 있는 그 이중성이다.

 

특히 선거구 문제는 주민 삶과 직결된다. 넓은 지역을 한데 묶으면 상대적으로 조직이 강한 곳, 인지도가 높은 인물이 유리해질 수 있다. 반면 생활권이 다른 작은 지역은 묻힐 가능성이 커진다. 이 때문에 선거구 획정은 단순한 기술 행정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공정성을 좌우하는 정치 행위다. 그래서 더더욱 과정의 투명성과 설명 책임이 중요하다.

 

그런데도 지금 광양 정치권은 시민에게 “이것이 최선이었다”는 설득도, “여기서부터 다시 바로잡겠다”는 약속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회의원은 설명이 부족하고, 지역 정치권은 침묵이 길다. 침묵이 길수록 주민의 분노는 커지고, 설명이 빈약할수록 정치 불신은 깊어진다.

 

정치는 때로 침묵으로도 입장을 드러낸다. 이번 광양시 선거구 획정 논란에서 지역 정치권의 침묵은 중립이 아니다. 주민 앞에 서지 않겠다는 선택이고, 불편한 진실에서 한 발 비켜서 있겠다는 태도다. 그러나 선거는 늘 기억의 싸움이다. 누가 주민 편에 섰는지, 누가 침묵했는지, 누가 끝내 설명하지 않았는지는 결국 투표장에서 다시 불려 나온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변명이 아니다. 지역 국회의원은 우산리를 포함한 이번 선거구 조정 과정의 실체를 시민 앞에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지역 정치권도 더 이상 눈치만 보며 침묵해서는 안 된다. 잘못된 획정이라고 판단하면 분명히 반대해야 하고, 불가피한 조정이었다면 왜 불가피했는지 주민을 설득해야 한다. 그것이 정치다. 그것조차 못한다면, 광양 시민이 정치권을 향해 “도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느냐”고 묻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광양 선거구 논란의 본질은 선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주민보다 권력이 앞서고, 설명보다 침묵이 앞서는 지역 정치의 구조적 병폐가 드러난 사건이라는 데 있다. 시민은 보고 있다. 누가 주민주권의 편에 섰는지, 누가 끝까지 입을 닫고 있었는지, 이번에도 똑똑히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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